뉴뉴의 성장일기/2014

[꼬꼬뉸뉴 육아일기] 뚜기왕자 (+2)

Summer Sunshine 2017. 2. 8. 22:36

분만 이틀째, 신생아실 선생님이 병실로 찾아왔다.


꼬물이가 황달기가 있는데 미숙아로 나오면 빨리 오기도 하고,

심각한건 아니라서 미리 치료를 시작한다고 하셨다.


지금은 생리적 황달인 신생아 황달인데 이대로 놔두면 핵황달로 이어져 심하면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한다고 해서 광선치료를 시작했다.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분해 배출이 안되어 몸에 쌓여 노랗게 보이는 황달 치료를 위해 빌리루빈을 분해하는 광선을 쪼여서 하는 치료 라고 했다.)



말로만 설명을 들은거라서 이때까진 그런가 보다 했는데,


꼬물이를 보러 간 신생아실에서 꼬물이가 없는게 아닌가. 아무리 돌아다녀도 애기가 안보였다.


한참을 둘러보다 구석에서 이상한 치료를 받는 아기 두명을 발견했는데, 그중에 한명이 꼬물이였다.




아침까지만 해도 꼬물이는 이렇게 바스켓 안에서 얌전히 자고 있었는데,





점심이 지나고 나니 황달치료를 받는다고 옷도 못입고, 눈에는 안대까지 쓰고 이상한 광선을 쬐고 있었다.  람쥐가 짐챙기러 집에 다녀오는 동안 병실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느라 못봤는데, 컴백 후 같이 꼬물이를 보러 갔더니 이런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엄마가 되면 별것도 아닌게 다 걱정되고 예민해 진다더니,

저 모습을 보자마자 괜히 나때문에 작게 나와서 저렇게 된 것같고, 답답해보이고 안쓰러웠다.

속상해서 신생아실 유리에 붙어 펑펑 울었다.


근처에 있던 신생아실 선생님이 내가 우는걸 보더니 밖으로 나와서,

엄마가 울면 애기도 안다며 엄마가 씩씩해야 애기도 잘 크고 엄마의 기운이 애기한테 전해지니깐 

울지마시라고 애기 괜찮다고 달래주셨다.


선생님이 괜찮다니깐 또 금새 괜찮아졌다.

눈물을 훔치고 꼬물이한테 인사를 하고 병실로 올라갔다. 

(자고 일어나니 1인실에 계신 산모가 퇴원해서 1인실로 이동했다. 1인실은 다인실과 층이 달라서 다인실과 붙어있는 신생아실과 엘레베이터로 이동한다.)






그러고 나서는 틈만나면 치료받고 있는 꼬물이를 보러 내려왔다. 

잠시 후에 내려와 보니 꼬물꼬물하더니 팔을 빼서 막 휘젖고 있길래, 엄마한테 살려달라고 휘젖는 것 처럼 보여서 또 눈물을 줄줄 흘렸다... 


(나중에 알았지만 아가들은 의식적으로 팔을 휘젓는것도 아니고, 앞에서 휘둘리고 있는게 자기팔인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 때쯤엔 나도 이 광경에 익숙해지고 폭풍 블로그 검색질로 인해 광선치료는 괜찮고 별게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서, 웃으면서 꼬물이 면회를 할수 있었다.


인제는 농담도 할 정신이 되는지, 둘리에 나오는 꼴뚜기 왕자를 닮았다고 뚜기 왕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안녕 뚜기왕자얏.





 

이 사진은 람쥐가 마치 한류스타가 공항에서 팬서비스 하는 사진 같다며, 저 안대는 썬글라스, 저 자세는 거만한 하이파이브 혹은 손인사 자세 같다며,

이때 부터는 한류스타라고 불렀다.


울보찡찡이 엄마는, 한류스타 꼬물이가 인사해주는 팔이 너무 앙상해서, 또 다시 마음이 아팠다. 흑...


뚜기왕자님!

빨리빨리 황달수치 떨어져서 엄마아빠랑 같이 조리원으로 들어가자.



+



이날은 우리가족, 시부모님 및 꼬물이삼촌, 엄마 외삼촌 가족들, 윤정이랑 일기오빠 등 많은 사람들이 면회를 와주었으나 뚜기왕자 상태에서 손님을 맞을 수 밖에 없어서 속상했다.


그래도 면회 와 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건강한 꼬물이 조만간 또 보여드립니다!